<청춘의 집> 1. 안토니, 넌 어디서 섹스하니?
묻고 싶다, 안토니!

“헤이, 코리안, 설마 방음 되고 샤워 되는 방 한 칸이 없습니까?”
비루하지만 궁금하니까 묻습니다. 관처럼 좁은 고시원에서 잠드는 한국의 청춘 김씨. 그는 정말 그게 너무너무 궁금하니까요. “라면 먹고 갈래..?” 소리도 할 수 없는 청춘 박씨. 문득 부엌 없는 방에 누워있다가 이런 질문이 떠오르는 겁니다. ‘한국에선 다들 그냥 이렇게 살아. 그런데,딴 나라 청춘도 다 같은가?’ 그래서 묻고 싶어진 겁니다.
“ 안토니, 너네는 대체 어디서 섹스하니?!?!”
라면 먹고 가라고 추파를 던질 수가 없습니다. 왜? 집에 부엌이 없거든요. 부엌만 없는 게 아니에요. 사람 둘이 들어오면 앉을 공간도 없습니다. 한국 청춘의 집엔 그런 여유, 그런 자유, 그런 사랑이 없습니다. ‘우리 집에 없는 게 니네 집엔 있나’ 궁금한 게 당연한 사람 마음이잖아요. 그래서 기웃기웃 살펴봤더니 아니 이게 웬일이래요. 우리랑 똑 닮은 부분들도 있고, 세상 천지에 어떻게 이런 집이 있고 이런 삶이 있나 싶은 것도 있더라는 겁니다. 미스핏츠 ‘청춘의 집’ 프로젝트는 그렇게 시작했습니다.
세계의 청춘의 집을 돌아보고 청년 주거 문제 속으로 걸어들어가겠다는 야망. 우리는 이미 배낭을 싸기 시작했어요. 배낭 속엔 세계 지도가 있습니다. 취재할 때 쓸 수첩도 있고, 카메라도 챙겼습니다. 2달간의 사전준비를 통해 11개국 22명의 외국 친구들과 인터뷰도 마쳤습니다. 만반의 준비를 다 했어요. 가서 노숙할 일 생길까봐 침낭 아홉개도 구하고 있다는 소문입니다. 그런데 뭐가 문제냐구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