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춘의 집> 2. 방을 찾는 후배에게 보내는 편지
저기, 우리의 휴지남 정그래가 보이는군요. 반.드.시. 소리를 켜고 들을 것을 권장합니다.
새끼야, 나다.
네가 기숙사에 떨어져 방을 찾고 있다는 소식을 들었다. ㅉㅉ 불쌍한 놈. 나도 너처럼 집이 서울에선 KTX 타고 가야 하는 곳이라, 2학년 때까지는 기숙사에 살았다. 그런데 군대 가서 좆뺑이 치고 왔더니 3학년은 기숙사 TO가 반토막이라더라. 그래서 올해 초부터는 이 선배께서 자취를 하고 계시다.
내 경험상 무조건 기숙사가 자취보다는 낫다. 하지만 떨어졌으면 어쩔 수 없지. 정 그렇다면, 일단 학교 선배이자 자취 선배인 나의 썰부터 잘 들어봐라. 너의 삽질을 미연에 방지해 주려는 주옥 같은 말씀이니 잘 쳐 듣고 비싼 밥으로 보은하도록. 여튼 절대 내가 사는 이 집은 추천하지 않는다는 것만 알아둬라.

알다시피 우리 학교 주변엔 독특한 원룸들이 많다. 고시원보다는 넓은 거. 한 층에 여러 원룸이 줄줄이 있고, 공동 화장실과 공동 부엌, 공동 세탁기를 쓰는 조금은 기숙사를 닮은 다세대 빌딩의 단칸방. 부동산에서는 ‘원룸형 하숙’이라고 부르더라.
내가 사는 곳에는 복도 끝에 현관문이 있어. 거기서 신발을 챱챱 벗어서 대충 던..지면 아줌마한테 혼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