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임, 이제 하기만 하는 시대는 지났습니다. 세상의 모든 게임은 섭렵해 봤다는 하드코어 겜덕들을 위한 새로운 게임을 소개합니다. ‘게임 만드는 게임’, 연세대학교 언론홍보영상학부에서 본격 출시한 <게임 디자인과 문화>를 소개합니다.
- 미스핏츠 × 이사미스튜디오 공동기획
온게임넷에서 주최한 리그 오브 레전드 아마추어 리그에서 준우승 해 봤다. 내 아이디는 구글 검색어 자동 완성도 된다.
선택과 집중으로 한 게임에만 지른다. 가장 최근에는 퍼즐 앤 드래곤에서만 200만원 정도 부은 것 같다.
메이플 200렙만 3개다. 빅뱅 패치부터 이미 망겜이 되긴 했지만 정 때문에 안 할 수가 없다.
2014 Game of the Year Edition
장르 : 파티플레이 서바이벌 RPG
제작사 : 연세대학교 언론홍보영상학부
발매연도 : 2011년
플랫폼 : 전공과목
등급 : 18세 이상 이용가
2009년 발매된 <게임의이해>의 후속작으로 매년 9월마다 업데이트 버전이 출시되고 있다. 게임이 주력이 아닌 언론홍보영상학부 스튜디오에서 제작된 점이 눈길을 끈다. 파티플레이는 이미 다양한 전공에 접목된 바 있지만, <게임디자인과문화>는 본격적인 파티플레이 서바이벌을 주력 컨텐츠로 삼고, 캐릭터의 성장 요소를 강조했다는 특징이 있다.
(전공 불명, 학번 불명)
“나를 키운 건 팔 할이 게임”이라며 웬만한 남성 게이머들보다 게임을 많이 해 봤다는 진성 여겜덕을 만나보았다. 온라인에서 ‘네임드’인 그녀는 강력하게 익명 처리를 요청했다.
<게임디자인과문화>는 퀘스트의 60%가 5인 이상 파티플레이로, 협동 임무의 비중이 높다. 파티플레이 퀘스트는 총 3회에 걸쳐 진행되며 파티 구성원은 시스템에 의해 자동으로 배정된다. 솔로 퀘스트는 30%의 비중을 가지며, 퀘스트를 수행하면서 다양한 테크 트리를 탈 수 있다. 이를 통해 확실한 직업으로 전직하는 것이 파티플레이에 큰 도움이 된다. 일일 출석 퀘스트 역시 빠짐없이 참가해야 좋은 랭크를 얻을 수 있다. 랭크는 다른 게임들과 마찬가지로 A, B, C, D, F 랭크로 나뉜다.
퀘스트 기간: 2014/9/11~부터 2014/11/6까지 약 8주
파티 인원: 5~6명
클리어 조건: 실제 플레이가 가능한 빅게임 완성
빅 게임이란 말 그대로 크게 만든 게임이다. 가상 공간이나 테이블 위로부터 벗어나 큰 공간을 사용하고, 자연스럽게 몸을 이용해 움직여야 하는 게임이 많다. 영화 <해리포터와 마법사의 돌>에 등장한 거대 체스 게임도 빅 게임의 한 종류로 볼 수 있다. 체험을 통해 움직임과 실재감을 느낄 수 있으며 역할 놀이의 성격을 띈다.
8주 간의 준비과정을 거치는 빅 게임 프로젝트는, 고도의 그래픽이나 코딩 스킬을 요구하지 않아 쉬워 보이지만 생각보다 어려운 퀘스트다. 프로그램이 아닌 사람이 직접 제어하는 게임이므로 다양한 경우의 수를 고려해야 하고 문제점도 자주 일어난다. 축구 같은 스포츠도 ’11명이 공을 차서 상대의 골대에 공을 넣는 목표’ 아래에 엄청나게 세세한 룰이 정해져 있는 걸 보면 알 수 있다.
총 다섯 파티가 각자만의 방법을 통해 다섯 개의 빅 게임을 만들어 왔고, 성암관 던전 3층의 갤러리에서 시연 이벤트가 진행되었다.
(경영학, 09학번)
포토샵도, 코딩도 못한다며 ‘입기획’이라고 스스로를 소개한 임경환 씨. 그래도 빅 게임에서는 나름의 역할을 다 했다고 하는데…? 그의 생생한 플레이 소감을 들어보자.
퀘스트 기간: 상시
파티 인원: 없음
클리어 조건: 디지털 이미지, 유니티 이용한 애니메이션, 미니게임 씬 3종세트 완성
게임디자인과문화 2014 에디션은 플레이어가 게임 제작을 위한 유니티, 그래픽 툴인 포토샵과 일러스트레이터 총 세 가지의 스킬을 기본적으로 다룰 수 있도록 튜토리얼 스테이지를 삽입해 플레이어들의 진입 장벽을 낮췄다.
스킬 튜토리얼은 학술정보원 멀티미디어 수련실에서 총 6주간 진행되며, 스킬 교관으로는 그래픽 담당 조교, 유니티 담당 조교가 있다. 스킬 튜토리얼은 Step by Step으로 상세하게 진행되어, 이를 제대로 클리어한다면 파티 플레이에 필요한 ‘개발자’나 ‘디자이너’로의 전직 기회를 얻을 수 있다.
게임에서는 플레이어가 스킬 튜토리얼을 제대로 이수했는지 확인하기 위해 개인 퀘스트를 필수로 부여하고 있다. 개인 퀘스트는 그래픽 구현 퀘스트, 유니티를 활용한 애니메이션 구현 퀘스트, 그리고 게임 씬 빌드 퀘스트 총 세 가지가 있다. 상위 랭커의 경우 아주 미세한 차이로도 최종 랭크가 갈리는 탓에, 플레이어들은 파티 퀘스트 뿐만 아니라 개인 퀘스트에도 자신의 역량을 총동원할 것이 권장된다.
(커뮤니케이션대학원)
태어날 때부터 탯줄 대신에 포토샵 정품 인증을 끊고 나오거나, ‘엄마’보다 ‘Hello, world!’를 먼저 외치는 사람은 없다. 어쨌든 그 모든 것은 배워야 하는 법. 입대날 신병같은 학생들을 게임 제작의 세계로 이끈 숙달된 조교님들의 이야기를 들어보자.
첫 번째 개인 퀘스트는 플레이어의 그래픽 스킬 수련 정도를 확인하는 퀘스트다. 플레이어는 포토샵과 일러스트레이터를 활용해 17cm X 17cm의 디지털 드로잉을 구성해야 한다. 언뜻 보면 크게 어려울 것이 없어 보이지만, 7개 이상의 이미지 소스를 다양한 곳에서 구하거나 일러스트레이터로 직접 제작한 후, 각각의 이미지 소스들을 최대한 다양하게 변화시켜서 네 가지 버전의 이미지를 완성해야 한다.
두 번째 개인 퀘스트는 플레이어의 유니티 친화도를 시험하는 퀘스트로, 플레이어는 아주 간단한 코딩 스크립트와 유니티의 애니메이션 기능 등을 활용해서 애니메이션 씬을 제작해야 한다. 명시적인 언급은 없지만 그래픽 스킬을 활용해 스프라이트나 배경 등 애니메이션에 들어가는 그래픽들을 수제로 제작하면 랭크 평가시 보너스를 받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세 번째 개인 퀘스트는 플레이어의 종합적인 역량을 시험하는 퀘스트로, 플레이어는 미니 게임의 씬을 제작해야 한다. 비록 미니 게임의 한 씬만이 요구될 뿐이지만 다수의 상위 랭커들과 ‘올 인 원’ 클래스 등은 하나의 미니 게임을 아예 만들어 버리는 만행을 저지르기도 했다는 소문이 파다하다. 플레이어는 그 동안 배운 그래픽 스킬과 개발 스킬에 더불어 게임을 기획하고 구성하는 능력까지 함께 시험받게 된다.
(신문방송학, 09학번)
일러 못해요, 코딩 몰라요.
여기까지만 보면 흔한 프리라이더 예비 후보지만, 그는 어느샌가 혼자 게임을 뚝딱 만들어내는 다크호스가 되었다. 3개월만에 기획, 디자인, 개발을 섭렵한 그의 비결을 들어보았다.
퀘스트 기간: 2014/10/27부터 2014/12/04까지 약 5주
파티 인원: 5~6명
클리어 조건: 유니티를 이용한 2D 게임 제작
스킬 튜토리얼 후 진행되는 본격적인 파티플레이 퀘스트로, 플레이어들은 5~6인의 파티를 이뤄 사회적으로 의미 있는 메시지를 전달하는 게임을 제작해야 한다. 파티는 시스템에 의해 랜덤하게 배정된다. 파티 간의 밸런싱은 비교적 나쁘지 않은 편이나, 때로는 파티에 필수적인 클래스인 ‘개발자’가 없는 파티에 배정이 될 수도 있다. 이 경우 신제품 개발 의욕이 떨어지지만 플레이어 중 일부는 히든 퀘스트를 진행해 ‘올 인 원’으로 각성하기도 한다.
해당 퀘스트의 내용은 그래픽 파일이나 음원 등의 조합용 아이템을 모아 튜토리얼에서 익힌 일러스트레이터, 포토샵과 유니티 스킬을 활용해서 게임 결과물을 제조하는 것으로, 기초적인 프로토타입 수준이 아니라 실제로 플레이가 가능한 게임을 만드는 것을 최종 목표로 한다. 때문에 다양한 조합용 아이템을 수집, 제조하고 각 파티만의 고유한 조합법을 찾아내 결과물을 만들어내야 하는 고난이도 퀘스트로 분류된다.
2014 시즌의 경우 처음 다섯 파티가 퀘스트 클리어에 도전했으나, 게임 도중 몇몇 플레이어들의 중도 로그오프로 하나의 파티가 와해되고 네 개의 파티에 플레이어들이 재배정됐다. 그 결과, 총 네 개의 파티가 <Life Climber>, <운수 좋은 날>, <살려달라곰>, <신의 아들>을 제작했다.
(뉴스 게임 프로젝트)
파티 중에서도 플레이어들 간의 호흡이 잘 맞았던 <운수 좋은 날> 제작 파티를 만나 봤다. 개발자가 없는 밸런스 붕괴의 상황을 이들은 어떻게 극복했는지, 막차와 첫차와 소주로 얼룩진 그들의 이야기를 들어보았다.
(생활디자인, 12학번)
신방과 던전에 오신 것을 환영하오 낯선 이여.
이 게임을 위해 머나먼 곳으로부터 온 용사가 있다. 이미 그 곳에서 수많은 디자인 퀘스트를 클리어하며 열렙 후 접속한 임한나씨를 만나보았다.
퀘스트 기간: 2014/11/20부터 2014/12/18까지 약 5주
파티 인원: 5~6명
클리어 조건: 유니티를 이용한 자유 주제의 2D 게임 제작
세 번째 파티플레이 퀘스트는 <게임디자인과문화>를 클리어하고 랭크를 받기 위한 위한 최종 관문이다. 자유 주제로 퀘스트의 자유도는 높지만, 기말고사 컨텐츠가 업데이트 되는 시즌과 맞닿아 있는 시기에 등장해 플레이어들에게 타 게임의 랭크와 본 게임의 랭크 중 하나를 강제로 양자택일하게 만든 악명 높은 퀘스트이다. 플레이어들은 약 2주 간의 짧은 기간 안에 자유 주제의 게임을 하나 제조하게 된다. 이전 퀘스트와 마찬가지로 5~6인의 파티가 시스템에 의해 랜덤하게 배정된다.
해당 퀘스트는 직전의 파티 퀘스트와 마찬가지로 완성된 게임을 만드는 것을 목표로 하지만 시기의 압박을 견디고 더욱 높은 퀄리티에 대한 운영자의 기대를 충족시켜야 하기 때문에 최고 난이도로 분류된다. 총 네 개의 파티가 <루돌프 익스프레스>, <75°c>, <백양미로>, <Starry Night>를 완성했다.
(컴퓨터과학, 09학번)
이번 시즌 내내 ‘갓시형’이라 불리며 파티플레이를 하드캐리한 탑 개발자. 남들과는 다른 각오로 이 아비규환에 참여했다는데… 드래곤볼의 손오공 뺨치는 그의 활약에 대해 알아보았다.
3개월에 걸친 긴 플레이 타임 끝에 중도 로그아웃한 일부 플레이어를 제외하고는 엔딩을 볼 수 있었다. 참여한 플레이어들 간 상대평가를 거쳐 랭크가 정해져 결과는 플레이어들마다 각기 다르지만, 그에 상관없이 친분이 돈독해진 일부 플레이어들은 클리어 후에도 정모를 통해 만나고 있다고 전해진다.
(커뮤니케이션대학원 미디어아트 전공)
장대한 프로젝트의 끝에서, 이 게임을 기획한 디렉터의 코멘트를 들어보지 않을 수 없었다. 5년 동안 지속되어 온 <게임> 시리즈의 디렉터 이현진 교수님을 만나, 고통받던 플레이어들을 대신해 여러가지 질문에 대한 답을 들어보았다.
캐비: 어쨌든 대충 끝난…거 같다.
랫사: 그렇지만 앞으로도 인터랙티브 기사는 계속될 거니까?
랫사: 끝나도 끝난게 아닙니다.
캐비: 전 겁나 후회중입니다… 죽겠어효. 이거 왜 하자 그랬지…
랫사: 앞으로도 많은 조언과 도움을 주실 거니까 미리 감사드립니다.
캐비: 이건 미친 짓이야 난 여기서 나가야겠어.
랫사: 들어올 땐 마음대로였겠지만 나갈 땐…